
3.28 목동 cgv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The Reader, 2008)
역사를 만났다.
역사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너무나도 평범하게, 너무나도 충실하게 살았던 한 사람을 만났다.
그런데 그 격동의 역사는 한 개인의 평범함을, 충실함을 그대로 두지 않는다.
격동의 역사는 그녀의 평범함을, 충실함을 죄로 만들었다.
2차 세계대전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유태인을 학살한, 혹은 그 학살한 방조자가 되어서,
아우비슈츠 수용소 전범 재판소에 서고,
20여년을 감옥에서 보내게 된다.
한나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역사의 무게를 느낀다.
사회라는 것의 존재를 느낀다.
조용히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삶은 지극히 개인의 것, 개인의 영역인 것처럼 느껴지기 쉽다.
그런데 격동의 역사, 그 시간을 만나게 되면,
삶이 개인의 의지대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을 확인하게 된다.
사회는, 역사는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을 정도로 거대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을 뿐.
그래서 사회에 대한 관심은 결코 쓸데없는 일, 사치스러운 일이 아님을,
사회와 역사를 바꾸는 일 또한 쓸데없는 일이 아님을 다시 한 번 인식한다.
우리네 역사와 너무나도 닮은 독일의 역사.
그런데 한나를 통해서 새롭게 역사를 보게된다.
일제 시대, 그리고 한국 전쟁 시기.
그 격동의 역사를 다시 기억하는 우리에게 중요한 건,
그 순간 어떠한 가치를 가지고 어떻게 행동했느냐이다.
이는 역사의 최고의 정점에 있었던 친일파, 독립투사에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니다.
당시를 살아간 많은 사람들은 여기에 대해 고민하고 움직였다.
그래서 그들의 치열함을 다룬 소설을 보면서 눈물 흘리고, 고무되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한나를 통해서, 다시 한번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모두가 그랬던 것은 아니었겠구나.
그래서 잘못된 역사가 더욱 가슴 아픈 것이구나.
그 정도의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었다면, 순수함이, 평범함이 죄가 되는 극단적인 현실을 직면하지는 않아도 되었을텐데...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아픈 마이클을 한나가 도와주면서 이들의 만남은 시작된다.
그렇게 뜨거운 밤은 시작되고, 이들의 사랑은 깊어만 간다.
한나를 위해 책을 읽어주는 목소리와 함께. 그 시간과 함께.
소년도 성숙해간다. 자신없던 소년은 삶에 자신감도 찾아간다.
15살 소년의 이러한 사랑은,
젊은 시절의 객기였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시대는 그들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마이클은 갑자기 떠나간 한나를 아우비슈츠 수용소 전범 재판소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괴로워하는 마이클.
사랑했던 여인의 처지에, 죄마저 인지하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에,치부가 두려워 엄청난 형량을 받는 모습에,
그리고 진실과 사랑하는 사람의 심정 사이에서 그는 괴로워한다.
그러다가 그는 새롭게 다시금 그녀와의 관계를 만들어간다.
마이클이 보내주는 녹음테이프는
한나의 생의 의미였다.
상처받은 영혼, 마이클식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그들의 20여년만의 재회는 달콤하지만 않다.
그들의 그 긴 시간을 어떻게 단순히 사랑이라고만 표현할 수 있겠는가.
그들의 심정을 단순하게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복잡한 심정의 마이클. 지난 과거에 대한 책임을 묻는 한 마디를 던진다.
한나. 그래도 그들이 죽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변했지만,
그가 떠나간 후, 결국 그녀는 자살을 선택한다.
그렇다고 어찌 그것이 사랑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겠는가.
그 현실이 안타까울 뿐.
재판장에서 어떻게 할 수 없어서 괴로워하는,
그리고 혼신의 힘을 다해서 책을 녹음하는 마이클의 모습을 보면서
마이클의 녹음 테이프를 들으면서 글을 배우고,
아주 짧지만 사랑 가득한 그 편지를 쓰는 한나의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짠한 그들의 심정을 읽었고,
그들의 사랑을 보았다.
그래서 또 한 번 눈물이 주루룩 흘렸다.
태그 : 더리더, the_reader








덧글
몬스터 2009/04/01 11:12 # 삭제 답글
두번 봤는데,두번째 보니까 사회적 문제보다 두 사람의 감정선에 신경이 더 많이 가더군.
그리고 일부러 그랬는지
마이클의 '감정'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많은 생각을 남기기도 하고...
보면 볼 수록, 여운이 긴 영화다.
평상심 2009/04/01 20:06 #
오호~어떻게하면 영화를 두번씩나 보게 되냐?저번에 워낭소리도 2번 봤다고 하더니...
두번째 보면 그럴수록 있을 듯~
나도 또 보고 싶네~정말 여운이 긴 영화는 맞는 듯.
2009/04/03 16:59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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